문경 우로실정보화마을
뒷산 지형 늙은 소 닮아 붙여진 이름
도시와 가까워 전원주택 후보지 꼽혀
산 속 곳곳에 분지 형태의 너른 밭
준고랭지서 재배된 오미자·단호박
당도 높고 과즙 많아 소비자들에 인기
2016년 정보화마을평가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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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뒷산이 늙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하여 우로실마을로 불리게 됐다. 단호박, 잡곡, 오미자, 배, 사과 등이 주요 산물이다.

2018 경상북도 마을이야기-문경 우로실정보화마을

영강을 따라 난 34번 국도에서 우로실마을로 들어가는 길로 접어들면 양편의 산들이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1km 남짓 들어가면 문경시 호계면 우로1리 우로실정보화마을이 있다. 마을은 뒷산의 지형이 마치 늙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우로실 북서쪽에 있는 연역골은 임진왜란 이전에 역촌이 있어 한양과 충청도를 왕래하던 관원들과 행인들이 유숙하였다 하여 그런 이름을 얻었으며, 우로실과 함께 우로1리에 속한다. 남서쪽의 뱃나들 마을은 1960년대까지 나룻배로 영강을 건너 장평들에서 농사도 짓고 나들이도 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그 동쪽의 도덕골과 함께 우로2리가 됐다. 지금도 우로실 마을은 문경 중심지와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도시지역으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전원주택 후보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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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에서 자란 우로실 단호박은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해 인기가 높다.

우로실마을은 1500년경 청주정씨, 김녕김씨, 광산노씨가 개척하여 지금까지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 골짜기도 짧고 앞들도 넓지 않아 예전에 먹고살기 힘든 동네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생활이 상당히 윤택한 마을이었다고 한다.

마을에서 보면 농사지을 땅이 적어 보이지만 산속에 분지 형태의 너른 밭이 곳곳에 숨겨져 있고, 강 건너 장평들에도 나가 농사를 많이 지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이 마을 대부분의 농가가 잎담배 재배를 해, 일은 힘들어도 수입은 좋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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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로실마을에서 감자수확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지금은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하고 있는 단호박, 오미자, 잡곡, 배, 사과 등이 주요 산물이다. 우로실 잡곡은 맑은 공기와 풍부한 일조량으로 알곡이 단단하고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붉은 황토에서 자란 우로실 단호박은 당도가 높고 속살이 단단해 저장성이 높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필수 아미노산, 베타카로틴 등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을 골고루 함유한 웰빙 먹거리로 인기가 높다.

또 소백산맥 준령에 둘러싸인 해발 300~700m의 준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오미자와 당도가 높고 과즙이 많은 쌍샘배와 우로실 사과도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행정안전부로부터 문경의 3번째 정보화마을로 지정된 이후, 홈페이지를 통한 주문판매로 도시 소비자들이 즐겨 찾고 있다.

정숙진 우로실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은 “우리 우로실마을 주민들은 비옥한 토양에서 모든 농산물을 내 자식, 내 손자 손녀에게 먹이는 심정으로 정성 들여 재배, 손질, 출하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의 품질 만큼은 도시의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우로실정보화마을은 지난 2016년 제14회 전국 정보화마을 지도자대회에서 정보화마을 운영평가부문 행자부장관상(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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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담배 건조장. 과거에는 마을 대부분 농가가 잎담배를 경작해 목돈을 쥐었다고 한다.

우로실마을은 농산물 직거래와 감자, 사과, 땅콩 등 농작물 수확체험으로 소득창출에 힘쓰는 한편, 지난해 일반농산어촌 창조적마을만들기사업에 선정돼 지금 마을 정주환경 개선에 분주하다.

우로실마을은 현재로서는 별로 아쉬울 것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지만, 도시에 나가 살고있는 2세들을 고향으로 불러들일 만큼의 매력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이 이 마을의 숙제다. 달리 말하면 우로실마을이 다시 한번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로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느린듯하지만 믿음직한 걸음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전규언·김광재기자

문경우로실마을-마을센터
문경 우로실마을 정보센터.

가볼만한 곳

◇문경 에코랄라

문경 에코랄라는 영상문화콘텐츠와 백두대간 생태자원을 주제로 교육, 체험, 놀이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생태영상테마파크이다. 올해 완공된 에코랄라는 석탄박물관(갱도체험관, 탄광사택촌 등), 가은촬영장(SBS 연개소문 등 유명 사극 드라마·영화 촬영지), 녹색체험관(영상체험, 백두대간전시관, 에코팜 등), 야외체험시설(유아, 어린이 대상 교육·체험 놀이시설)과 민간 투자 시설을 포함하며, 지난 7월에는 물놀이 시설이 워터랜드가 개장했다.

◇짚라인

불정산자연휴양림에 위치한 짚라인 문경은 해발 487m에서 짜릿하고 다이나믹한 경험을 제공한다. 짚라인 문경은 82m부터 360m까지 3단계 난이도의 9개 코스를 갖추고 있으며 아찔한 능선과 계곡의 조화 속에서 하늘을 나는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

◇문경관광사격장

문경관광사격장에서는 주 종목인 클레이사격 뿐만 아니라 권총 사격과 공기총 사격도 경험해 볼 수 있다. 초보자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 사격은 계절의 제약 없이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스포츠다. 문경관광사격장 이용료는 공기총 4천원, 권총 1만3천원, 클레이사격 1만9천원이다.

문경우로실마을2-철로자전거
 

◇문경철로자전거

20여년 전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로를 이용해 전국 처음으로 자전거길을 만든 곳이 문경 철로 자전거다. 경북 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진남교반을 비롯해 강과 터널을 달리는 동안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농가 소득 높여 청년이 돌아오는 마을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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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진 운영위원장

우로실마을 정숙진(59) 운영위원장은 올해부터 정보화마을연합회 경북도지회장을 맡은 데다, 창조적마을 만들기사업에 따른 환경개선작업을 이끌어가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또 마을이 미래 사업을 찾아가는 일에도 노심초사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방향을 잡기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주민들이 연세가 많다 보니 기존에 하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 당장 어떻게 해야 할 만큼 급한 상황도 아니고요. 하지만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마을이 되려면 우선 소득이 더 높아져야 합니다. 문경에도 억대 수익을 올리는 농가가 200가구 이상 된다고 하는데, 그런 집은 2세들이 거의 가업을 물려받고 있습니다.”

낙농업을 하고 있는 정 위원장은 20여년전 마을 어르신들에게 축산단지를 해보자고 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지금도 아쉬워하고 있다. 그는 축산단지든 과수단지든 일찍 기반을 닦아놓았더라면 청년들이 돌아오는 마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아직 생존해 있는 어르신 중에는 “그때 한번 시도해볼 걸 그랬다”고 하시는 분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동안 정보화마을 선정,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 등 마을은 꾸준히 변신과 발전을 해왔다. 정 위원장은 정주환경개선 작업이 마무리되고 마을의 분위기가 확 바뀌고 나면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