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꽃뜰마을] 쇠락한 달동네서 ‘웃음꽃 넘치는 마을’로 대변신
한때 안동 인구 10% 거주 지역
신시가지 개발 쇠락의 길 걸어
주민협의체 구성 일체감 형성
회의 통해 마을 축제 개최도
2018년 새뜰마을사업 응모
생활인프라 확충·일자리 창출
공동주차장 설치·집수리 지원
가드닝교육·문패 만들기 체험
안동중앙고, 축제프로그램 참여
새뜰 빌드업 통해 사업 발전
2022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안동 꽃뜰마을
안동시내 서남쪽 태화산 아래 자리잡은 태화동은 현대식 상가건물 및 아파트와 한옥이 혼재되어 있는 지역이다. 한때는 안동시 인구의 10%가 거주하는 최고의 주거지역이었으나, 주변 옥동 지역을 비롯하여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단독주택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들이 신 개발지역으로 이주하고 새로운 인구유입은 줄어듦에 따라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오래된 한옥지역을 중심으로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어 현재는 안동시 인구의 약 8.2%인 1만 28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태화산 아래 평지와 달리 비탈면에 있는 12, 15, 18, 19통 지역(이하 꽃뜰마을) 주택들은 열악한 주변생활기반 시설로 인해 이제는 고령층들만 거주하는 안동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4개 통의 통장들이 노후화되어 퇴락한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지난 2018년 새뜰마을사업에 응모를 하게 된다. 새뜰마을사업은 국토교통부에서 국민행복, 지역희망을 비전으로 하는 지역발전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으로, 달동네, 쪽방촌 등과 같이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대해 생활 기반 시설, 집수리 지원 및 돌봄·일자리 등의 휴먼케어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기초생활인프라를 확충하고, 자생적 마을기업·협동조합 등의 구성을 통해 마을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실질적인 생활환경 개선과 국비지원 종료 후에도 조성된 시설의 운영을 통해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체계를 만들어가게 된다.
새뜰마을사업에 선정되면서 3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4개 지역 통장들은 2022년까지 4년간 40억의 사업비를 지원받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꽃뜰마을 주민협의체를 구성한다.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일체감 형성이 우선이었다. 먼저, 옛날 농촌지역에서 학교 운동회가 있는 날이면 마을 주민 전체가 함께 모여 즐기던 것을 떠올려 마을축제를 개최했다. 또한 사업 하나하나를 선정할때도 누구 한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마을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덕분에 사업을 추진할때 주민 어느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꽃뜰마을에서 진행중인 새뜰마을사업은 주거환경을 개선시켜보려는 주민들의 열망과 안동시, 안동시도시재생센터, 태화동주민돌봄센터 등을 비롯한 지역내 유관기관과 학교 등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적인 결말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추진된 사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하드웨어 사업으로는 취약 지역 생활 여건 개조를 위한 마을 안길 정비, 마을 공동주차장 조성, 집수리 지원 등이 있다. 사업구역내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서악사 소유의 빈집은 사찰의 협조하에 철거하여 마을공동주차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비탈면 사면 보강과 함께 마을 입구를 정비하고, 도로 포장사업과 함께 도시가스 공급으로 삶의 질을 개선시켰다.
소프트웨어 사업으로는 마을 유휴 공간을 이용한 가드닝(생활원예) 교육과 마을 문패 만들기 수업 등 태화동 골목길 프로그램이 있다.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문그로우, 부시그린 등 식물을 심어 마을을 안전한 골목길 이미지로 변신시켰다. 또한 사회적기업인 엔젤플라워와 안동중앙고 도시재생동아리 학생들과 협업해 각 집의 특색을 살린 문패를 제작해 달기도 했다.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새뜰마을사업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는 안동중앙고는 골목길 프로그램 활동을 시작으로 벽화 그리기, 마을 축제 프로그램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권미자 주민협의체 회장은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이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마을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마을 환경 개선은 주민들의 의욕만으로 되는건 아니다. 다양한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2020년에는 꽃뜰마을이 민·관 협력형 노후주택 개선사업과 민·관 협력형 주민돌봄사업에 선정되었다. 노후주택 개선사업은 민간기업에서 자재를,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인건비 지원을 받아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한국 해비타트가 집수리 사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었다. 주민돌봄사업은 주민 욕구 조사를 통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안동시사회복지협의회와 연계해 돌봄센터를 설치해 마을의 취약계층에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뜰 Village Dream-UP(새뜰 빌드업)프로젝트’를 통해 그간 추진해오던 마을사업을 한층 더 탄탄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새뜰 빌드업 사업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한국서부발전이 기존 새뜰마을사업 추진지역을 대상으로 공모한 사업으로 2020년 5월 개소한 태화동 주민돌봄센터에서 직접 준비해 선정된 후 실제 사업운영까지 맡고 있다. 2년연속 선정으로 첫해에는 5천만원, 다음해에는 3천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어르신들 돌봄 사업 등 3대 중점사업을 추진했다.
구체적으로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방문간호, 찾아가는 택시, 이불빨래방을 운영하는 ‘더(The) 봄’, 마을 내 공동 작업방(마스크줄 제작, 양말목공예 등)을 통해 나눔을 실현하는 ‘더하기(+) 봄’, 희망하는 주민과 학생으로 마을봉사단을 조직하여 마을 내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 기여활동을 확대하는‘더불어 봄’이다. 마을 어르신들은 도움만 받는게 아니라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들던 시기에 재능기부를 통해 마스크 줄을 제작해 인근 주민 500여명에게 무료나눔을 하기도 했다.
마을의 취약계층의 문제 해결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함께 의논하고 나누는 꽃뜰마을은 더이상 낙후된 마을이 아니라 웃음꽃피고 따뜻한 정이 있는 살고싶은 마을로 변신중이다.
지현기기자·이석형객원논설위원
우리 마을은
권미자 주민협의체 회장…협동조합 만들어 주민 운영 카페 조성
첫 인상이 단아하고 온화한 이미지의 권미자 꽃뜰마을 주민협의체 회장은 이 지역에 거주한지는 40년 그리고 마을 통장으로 봉사하기 시작한지도 9년이 되었다. 안동의 남선면 시골마을에서 자란 권회장이 결혼 후 태화동에 주택을 마련하고 살기 시작하였을 때만 하여도 이곳은 안동시민의 10%이상이 거주할 만큼 인구밀집지역으로 안동의 주거 중심지였다.
그러나 산업화·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핵가족화되고, 주거도 단독주택에서 아파트 중심으로 선호도가 변모해 감에 따라, 젊은이들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시내 신개발지로 떠나가고, 결국 지역내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과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주거지 형성이 오래되어 골목길이 협소해 차량통행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없는 등 기반시설이 열악하였고, 한옥중심의 단독주택은 세월이 감에 따라 나날이 퇴락하여, 전국적인 인구 감소 현상에서 새로운 인구 유입은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하자 특히 태화동지역에서도 태화산 산비탈 지역의 주거지에는 빈집이 속출하고 오래동안 방치되는 등 전형적인 달동네로 전락하는 아픔을 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에 산비탈지역 4개 통장들이 의기투합하여 꽃뜰마을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도시재생센터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도움을 받아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새뜰마을사업에 응모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40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금년까지 각종 사업을 주민들과 협의하여 추진함으로써 성공리에 마무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정부지원이 올해로 끝나게 되어 앞으로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권 회장은 앞으로가 걱정스럽다고 밝힌다.
“어렵게 노력하여 새뜰마을사업지구가 되었고, 정부의 도움으로 마을의 환경은 많이 좋아졌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자체 사업이 매우 절실합니다.”
권 회장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금년 1월 준공된 마을 커뮤니티센터 1층에 주민협의체와는 별도의 협동조합을 만들어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아담한 카페와 직접 제작한 향초 등의 소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도 취득했단다. 꽃뜰마을 주민들의 마을 재생에 대한 열정은 이 지역을 더 이상 과거의 달동네라는 인식을 갖지 않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이석형 객원논설위원
가볼만한 곳
◇관왕묘…석상 관왕 보안 유일한 곳
태화동 새뜰마을 사업지구의 위쪽 서악사옆 북동쪽 언덕 위에 위치한 관왕묘는 중국의 명장 관우를 배향하는 사당으로,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명나라 군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1598년 서울 남대문 밖에 남관왕묘가 건립됨과 동시에 성주 · 강진 · 안동 · 남원 등지에도 세워졌는데, 안동관왕묘는 유일하게 석상의 관왕을 봉안한 곳이다.
관왕묘는 원래 안동 성내동 목성산에 있는 향교 맞은편에 있었으나, 향교의 문묘와 마주보고 있는 것을 꺼려 1606년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지금의 건물은 1904년 해체한 뒤 복원한 것이다.
광감루를 지나 좌우에 동재와 서재가 있고, 조금 더 오르면 묘우삼문이 있다. 솟을대문에 ‘무안왕묘’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 문을 들어서면 사당인 무안왕묘가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기와지붕 건물이다. 무안왕묘 뜰 안에는 무안왕비가 있으며, 사당 안에는 관우상(무안왕상)과 시위사장군의 상이 있다.
관우상은 화강암으로 된 좌상으로 총 높이 180㎝, 너비 70㎝이다. 관우상은 당시 안동부사의 현몽에 의해 만들어 봉안된 것이라 하며, 시위사장군 위상은 목조에 석회로 칠하였는데, 길이 180㎝이며 관우상의 전면에 2구씩 대립하고 있다. 현재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30호로 지정되어 안동시에서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