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웅부마을] 도시재생대학 수료생만 400여명…활력 찾는 원도심
2014년 도시재생사업 탈락 후
도시재생大 열고 주민 역량 강화
탈락 1년 만에 국토부 사업 선정
태사길 일대 ‘고려의 길’ 조성
고창전투 상징 차전놀이 조형
폐업 건물, 창업지원공간으로
문화공간·예술공방 조성 추진
지속 관리 위한 조합 설립 계획
2021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안동 웅부마을
안동시 웅부마을은 안동의 원도심을 아우르는 곳으로 행정동으로는 중구동이다.
중구동(웅부마을)의 지형지세는 북동쪽으로 영남산(243.7m)이 솟아 있고, 영남산에서 뻗어 나온 줄기는 동쪽과 남쪽으로 이어지면서 완만하게 낮아진다. 전체적으로 북쪽과 동쪽이 남쪽과 서쪽에 비해 지형이 높은 편이며, 시내 중심부로 갈수록 지대가 낮아진다. 한가운데로 국도 34호선이 서-동 방향, 국도 35호선이 북동-남서 방향으로 지나가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남쪽과 동쪽 경계 지점과 맞닿은 곳에서 안동호와 낙동강이 각각 남쪽과 서쪽으로 흐르고 있다. 중구동은 구시장이 있는 상가 밀집 지역이어서 유동 인구가 많으며, 면적은 2021년 9월 31일 기준 4.11㎢이며, 총 2,899세대에 5,098명(남자 2,479명, 여자 2,619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중구동은 오랜 세월동안 안동지역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법흥동에 신세동 칠층전탑(국보 제16호)과 임청각(보물 제451호), 법흥동 고성이씨 탑동파 종택(중요민속문화재 제185호), 북문동에 태사묘 삼공신 유물(보물 제451호), 목성동에 대원사 소장 탱화(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35호), 운흥동에 동부동 오층전탑(보물 제56호), 운흥동 당간지주(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00호), 안동역 급수탑(등록문화재 제49호) 등 많은 문화유적이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중구동은 과거 안동읍성을 기준으로 시청 등 관공서가 밀집한 근대 행정의 중심지였지만, 검찰청 안동지청과 지방법원 안동지원 등 여러 관광서의 이전과 도시 외곽에 새로운 주거지역이 개발되면서 주민이 감소하고, 상권이 침체되는 등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나날이 쇠퇴해 가는 도심지역인 중구동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여 도심 공동화를 극복하고 다시 활성화시키는 프로젝트인 도심재생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그러나 2014년 국토교통부에 중구동 지역재생을 위한 도시재생사업을 신청했지만 사업지역 주민들의 역량 부족을 이유로 탈락하게 된다. 이에 안동시는 지역 주민협의체와 협력해 재생사업 신청 지역인 민속의 길, 한옥마을, 벽화마을, 문화·음식의 거리 등의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하게 된다. 초기에는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가 부족하여 수강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재생대학에서는 7주간 지도교수의 강의 후 주민협의체와 해당 지역의 특성과 현실에 맞는 도시재생사업 방향을 의논하는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토론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들은 중구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에 반영하였다. 도시재생대학은 2021년까지 9차례, 400여 명이 수료하였고, 이들은 현재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안동시 도시재생사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
또한 안동시에서는 2015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안동 최초의 신식 예식장인 안동예식장을 리모델링하여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사업 대상지 주민과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였다. 도시재생센터는 주민협의회 대표, 각 마을의 활동가들과 함께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하면서 끈끈한 공동체 관계를 형성하였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첫 사업신청 탈락 1년만인 2015년 12월 중구동 도시재생사업은 국토부로부터 선정되게 되었다.
이때부터 중구동에 거주환경 개선 등 원도심 재생사업이 시작되었다. 도시재생지원센터와 벽화마을, 한옥마을, 민속의길, 음식·문화의 거리 등 중구동 4개 주민단체협의회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주민공모전을 통해 발굴하고 실행하였다.
2016년부터 추진하여온 중구동 도시재생사업은 금년 말 마무리된다. 그동안 국비 등 총 203억 원을 투입하여, 태사로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비롯해 음식·문화의 거리 활성화사업 등 6개 마중물사업이 진행되면서 중구동 일원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즉 중구동 일원에 ‘원도심 재생 및 지역상생의 거점, 웅부 안동 재창조’라는 비전아래 추진되어 온 도시재생사업이 결승점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이루어진 중구동 도시재생사업의 내용을 보면 먼저 낙후된 원도심의 태사길 일대를 역사성과 장소성이 살아있는 ‘고려의 길’로 조성하였다. 고려의 길 입구에 고려건국의 시초인 고창전투를 상징하는 차전놀이 조형물을 조성하고, 고려시대 사찰의 배흘림기둥과 공포를 형상화한 가로등을 배치해 화려한 야간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휴·폐업 등으로 동부동 일원에 방치된 동신장과 영가탕 건물을 매입하여 새 단장을 통해 ‘청년전용지식산업센터’, ‘가치만드소경북지역센터’ 등 창업지원공간 2개소를 조성하였고, 태사길 (구)공주한정식 자리에는 한옥게스트하우스, 식당, 야외공연무대를 갖춘 한옥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신세동(성진골) 벽화마을은 (구)성진슈퍼 자리를 매입해 예술공방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마을이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기반조성은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이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안동시는 중구동 도시재생사업이 주민협의체 중심의 주민조직에서 한층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마을관리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웅부 어울림 마을관리 협동조합(가칭)’설립을 추진 중이다. ‘웅부 어울림 마을관리 협동조합’이 설립되면 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 예술공방, 도시재생지원센터 포토존 운영 관리 등 도시재생 거점시설 관리를 안동시로부터 위탁받아 주민주도 지속가능한 마을관리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중구동 도시재생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무엇보다도 센터와 주민이 국토부가 강조한 주민역량 강화를 위해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다. 중구동의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을 기반으로 이제 안동시 도시재생사업은 용상동, 태화동, 안막동 범석골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현기기자·이석형 객원논설위원
<우리 마을은>
강점용 ‘민속의 길’ 주민협의회 대표…고려 황제ㆍ황후 복장 체험 추천
중구동 도시재생사업 산 역사인 ‘민속의 길’ 주민협의회 강점용 대표는 경남 함양이 고향으로 KBS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이곳에 음식점을 개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안동사람이 되었다. ‘민속의 길’은 중구동 4개 주민협의회 중 하나다. 강대표는 외곽지에 새로운 주거단지가 개발되고, 관광서들도 일부 이전하면서 주민들이 떠나고, 상권이 점점 쇠퇴되는 등 나날이 황폐화되어 가는 중구동의 현실이 안타까워 이를 회복하는 방안에 대해 수 없이 고민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서울의 인사동과 같은 골동품 중심 거리를 만드는 방안에 대해 나름 많은 노력을 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2013년부터 도시재생사업에 관심을 갖고 이를 통해 지역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시와 도시재생지원센터, 그리고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노력한 결과 이제 겨우 어느 정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대표는 도시재생지원센터 이덕승 센터장을 비롯한 센터직원들의 열성덕분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중구동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강대표는 현재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고려의 역사를 품고 있는 지역은 강화와 안동뿐이며 이에 고려 건국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안동의 삼태사를 주제로 민속의 길인 태사로에 고려의 길을 조성하고, 도시재생센터 1층에는 고려 황제복장 체험 공간을 마련하여 놓았다고 한다. 대하사극드라마를 많이 제작 방영한 KBS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을 거쳐 고려 황제와 황후 복장을 제작하여 관광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놓고 있다. 지금은 의상제작비가 많이 들어 아직은 센터내 체험만 가능하지만 곧 간소복을 제작해 서울이나 전주 등에서처럼 관광객들이 빌려 입고 야외로 나갈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볼만한 곳>
△월영교
월영교는 2003년 개통된 길이 387m의 국내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으로 한 켤레의 미투리를 지은 아내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미투리 모양으로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다리 한가운데에 월영정이 있다. 다리에 무지개빛 조명이 켜지는 야간의 풍경도 아름답다. 다리를 건너면 안동민속촌이 나타나고 왼쪽으로는 안동민속박물관이, 오른쪽으로는 안동호반 나들이길이 이어진다. 안동민속촌에서는 안동댐을 만들면서 수몰된 마을의 전통가옥들을 만날 수 있다. 도토마리 집, 겹방집, 까치집 등 다양한 형태의 집 등은 민속자료로도 가치가 있다. 월영교 아래로는 문보트와 황포돛대 등 즐길거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