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솔가람마을] 가야산·대가천 품은 생태마을 친환경 농촌체험 1번지 발돋움
지난해 관광객 1만5천명 방문 성황
딸기 품질 ‘으뜸’…쌈채소도 인기
젊은층 귀농 늘어 마을 활력 ‘UP’
2018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성주 솔가람마을
따로 군것질거리가 없던 시절,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논둑길 사이로 후두둑 튀어오르던 메뚜기를 잡아 구워먹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올 가을 성주군 수륜면 솔가람 마을을 찾아보자.
벼가 누렇게 익어 황금빛으로 물드는 가을이면 솔가람마을에는 메뚜기잡이를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에 곤충채집채를 들고 메뚜기 잡이에 열중한다.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나서 채를 휘두르다 오히려 메뚜기를 쫓기 일쑤고 아빠, 엄마는 아이들에게 체면을 세우기 위해 집중력을 발휘한다.
지난해 열린 ‘성주가야산 황금들녘 메뚜기 잡이 체험축제’ 풍경이다. 2014년 처음 시작된 축제는 지난해에는 1만5천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우리나라 12대 명산으로 꼽히는 가야산과 대가천의 풍경이 아름다운 수륜면 솔가람마을은 송계 1, 2리, 신정리, 수성1, 2리 5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중기 학자 정구 선생이 중국 남송시대 주자가 노래한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본받아 노래한 7언 절구 ‘무흘구곡(武屹九曲)’ 중 1곡과 2곡인 봉비암과 한강대가 솔가람마을 안에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여름철이면 그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메뚜기가 지천에서 뛰어노는 들녘은 친환경 농업의 상징이기도 하다. 솔가람마을은 오래전부터 토양을 살리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친환경 농업의 선두주자 마을이다. 딸기는 경북에서 1등 품질로 인정받고 있고 친환경 쌈채소는 백화점에서도 인기가 높다. 가야산의 영향으로 기온이 성주군의 다른 지역보다 낮아서 이곳에서 생산하는 벼, 채소, 호두, 사과는 특히나 맛이 좋다.
농촌에서 아기울음소리가 사라져간다고 하지만 솔가람마을은 다르다.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경관이 아름다워 귀농귀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젊은 귀농인구들 덕분에 마을에 아이 울음소리도 제법 들린단다. 그래서인지 마을에 활기가 넘친다.
“어릴 때 아버지와 대가천에서 천렵을 하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 퇴직하고 나면 꼭 이 마을로 오고 싶었습니다.” 어린시절 머릿속에 남은 아름다운 풍경을 잊지못해 이 마을로 귀농했다는 김기출, 오광연 부부는 퇴직 전부터 10년을 주말마다 오가며 마을에 정착할 준비를 했다고 한다. 초생재배로 호두농사를 짓는 부부는 지난 메뚜기잡이 축제때는 호두주먹밥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흔히 이야기하는 귀농귀촌인에 대한 텃세도 없어 마을 주민들과 형, 아우 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마을 입구의 아름드리 정자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이자 마을의 상징이다. 행사가 있을때면 정자나무 그늘 아래 모여 회의를 하기도 한다. 김안수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10명의 운영위원이 누구랄 것도 없이 앞장 서서 일을 하니 마을의 화합은 걱정 안해도 된다.
솔가람마을에 조성되어 있는 축구장과 다목적잔디광장은 군내 동호인들이 상시로 이용을 하고 있고 3만평 규모의 국제 하키장은 10월이면 메뚜기잡이 축제장으로 변신을 한다. 메뚜기잡이 뿐 아니라 고구마캐기, 사과낚시, 메기잡기 등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들을 선보여서 해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 축제는 봄철에 열리는 성주생명문화축제와 더불어 성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3D 공룡도 선보일 예정이라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험장소로 인기를 끌 듯 하다. 추홍식·배수경기자
“물놀이·얼음썰매…계절별 프로그램 확대”
김안수 솔가람마을 운영위원장
마을에서 태어나 25살때부터 농사를 지었다는 김안수(57) 위원장은 마을의 큰 일꾼이다.
“처음 권역사업을 시작할때는 제가 젊은 편이라 어쩔 수 없이 추진위원장을 맡아 부담감이 컸었는데 최근에는 귀농하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마을 운영에 참가를 해주셔서 더 신바람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250가구 450여명의 주민들이 뜻을 합하니 마음 먹은 일은 안되는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는 ‘푸른들 맑은물 가꾸기 사업’도 시작이 되고 행안부에서 전국 10개마을만을 뽑은 마을 정원가꾸기 사업에도 선정이 되어 앞으로 솔가람마을의 변화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10명의 운영위원은 마을 일이라면 열일 제치고 나와 일을 한다. 올 가을 열릴 ‘메뚜기잡이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서 봄부터 고구마와 박, 해바라기를 심으며 땀을 흘렸다. “힘은 들지만 그게 사는 재미 아니겠습니까? 퇴직 후 편하게 노후를 즐기려고 오신 분들도 함께 힘을 합해 주니 더욱 감사한 일이지요.”
앞으로는 여름에는 물놀이, 겨울에는 얼음썰매 등으로 체험을 다양화 해서 관광객들이 언제나 찾아도 즐길 거리가 있는 마을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마련되어 있는 숙박시설 외에 캠핑데크도 조성해놓았으니 주말 자연에서 힐링하고자 하는 캠핑족들도 많이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생태체험의 현장이 될 메뚜기잡기 축제가 10월에 열리니 많이 놀러오세요. 축제에 오시면 청정한 가야산 자락 솔가람 마을에서 생산한 친환경 쌀, 청정채소, 한방사과 등 우수한 농산물도 직거래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가볼만한 곳>
600여종 야생화 감상하며 꽃차 한 잔
◇가야산야생화식물원
가야산 자락에 위치한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은 국내 유일의 군립 식물원으로 600종이 넘는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2층으로 된 실내전시관에서는 야생화와 나무 이야기, 가야산의 주요 야생화 및 사계가 전시되어 있다. 야생화학습원, 관목원, 국화원, 숙근초원, 가야산 자생식물원 등 5가지 테마로 구성된 야외전시원과 온실을 둘러보고 전망대에 올라보자. 나오는 길에는 꽃차 전시 및 판매장에 들러 야생화로 만든 꽃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가야 건국신화, 역사 담은 테마관
◇가야산역사신화공원
가야의 건국신화인 가야산신 정견모주 이야기와 가야산의 자연과 역사, 문화유산들을 다양한 테마로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테마관 외에도 야외탐방로, 데크길, 탄생마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천원의 입장료로 가야산 야생화공원까지 함께 볼 수 있다.
한강선생이 인재 양성하던 곳
◇회연서원
조선 선조때 문신이었던 한강 정구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한 회연서원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51호이다. 서원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한강선생이 회연초당을 세워 인재를 양성하던 곳이다. 현판은 한석봉의 글씨라고 알려져있고 서원 앞뜰에는 한강선생이 백매원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그시절 매화나무는 두세그루만 남아있지만 봄이면 매화와 어우러진 서원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찍기 좋은 명소이기도 하다. 서원 뒤편에는 무흘구곡 중 1곡인 봉비암이 있다.
아시아 최대규모 수상레저 테마파크
◇성주호 아라월드
1992년 완공된 성주댐은 성주군과 고령군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의 성주호에 아시아 최대규모의 수상레저 테마파크인 아라월드가 있다. 익스트림 보트를 비롯한 다양한 수상레저기종과 함께 숙박시설, 캠핑시설을 갖추고 있어 휴식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수상스키, 웨이크 보드 등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이에게 강추. 성주호 주변은 드라이브코스로도 유명하며 주변의 독용산성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