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예마을]고즈넉한 시골, 웃음 넘치는 체험형 리조트 품다
9개 마을 영농조합법인 설립
특정인 운영 좌지우지 예방
출자금 30만~150만원 제한
30명 구성 풍물단 활발 활동
캠핑장·카라반· 물놀이장 등
숙박시설·부대시설 완벽 조성
미꾸라지 잡기 등 다양한 체험
다도 인성 교육 프로그램도
[2022경상북도 마을이야기] 고령 예마을
굽이굽이 산길을 지나 양옆으로 커다란 느티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경운기와 함께 일 차선 도로를 천천히 달리는 풍경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이 길을 따라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예상했던 시골 풍경은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수확을 기다리는 논밭을 마주 보며 가지런히 놓인 유럽형 카라반, 잘 관리된 현대식 펜션, 아이들을 위한 넓은 잔디광장과 놀이터, 무더위를 날릴 야외 수영장까지. 고즈넉한 시골 풍경 속에서 편리성을 고루 갖춘 고령군 덕곡면 예마을이다.
고령군 덕곡면 가륜리 옛 덕곡 초등학교 부지에 조성되어 있는 예마을은 면 소재지인 예리를 비롯하여 가륜 1·2리, 반성 1·2리, 후암 1·2리, 본리 1·2리 등 9개 마을이 각각 기존 생활공동체를 유지하며 마을권역별 사업의 하나로 설립한 주민 공동체인 영농조합법인이다.
‘예마을’이라는 영농조합법인의 이름은 설립 당시 법인의 이름을 공모하였을 때 덕곡면 소재지인 예리의 예자를 따와 예마을이 최종 선정되었다. 조합원 모집에 있어서도 참여 의욕은 있으나 경제사정에 따라 참여하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출자한 특정인에 의해 조합 운영이 좌우되지 않도록 출자금을 최저 30만 원, 상한액을 150만 원으로 제한하여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고, 현재 120여 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
예마을 법정리인 고령군 덕곡면 가륜리 일대는 마을 뒤에는 산지가 솟아 있고, 마을 앞은 하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마을이다. 경북의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남쪽에는 경남 창녕군, 동쪽에 대구 달성군, 서쪽에는 경남 합천군과 거창군, 북쪽에는 성주군을 접하고 있어 접근성이 높아 다양한 지역의 관광객들이 마을을 찾고 있다.
예마을은 총면적 16,500㎡에 2개의 센터건물과 숙박시설, 야외 물놀이장, 잔디광장, 놀이터, 유럽형 카라반, 오토캠핑장, 체험장 등을 고루 갖춘 가족형 리조트이다. 예마을에 들어서면 조형미가 느껴지는 건축물의 아름다움이 가장 먼저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럽풍의 건물과 넓은 잔디광장이 어우러져 있는 다양한 시설은 설레면서도 동시에 아늑함을 준다.
예마을의 시설들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1센터에는 대강당과 25∼50인이 사용 가능한 대형 숙박시설이 있고, 2센터는 2개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노랑 봄, 초록 여름, 주황 가을, 붉은 겨울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4∼6인이 사용할 수 있는 4개의 숙박시설이 있는 건물과 예마을 사무실 및 25인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단체 식당과 소회의실이 있다. 유럽형 카라반은 최대 12인이 이용할 수 있는 Sky&Blue, 6인이 이용할 수 있는 Max, Sharp, Edge 등 6개소가 있으며, 야외 물놀이장은 180m의 유수풀과 수중 놀이터 및 어린이 풀, 오두막, 파라솔을 갖추고 있어 주말에는 오전부터 입장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예마을 내 냇가에서 진행되는 ‘검정 고무신으로 미꾸라지 잡기’, 딸기 수확 체험 ‘예들에 놀자’, 예마을 피자 만들기, 천연 유래 분말을 이용해 만드는 ‘타임캡슐 주물럭 비누’, 떡메치기 등 다양한 체험들이 준비되어 있어 가족들이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오늘날의 예마을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2011년 예마을 권역 종합정비사업의 시작과 함께 영농조합법인 덕곡발전위원회가 설립되었고, 2012년에는 농어촌체험 휴양마을로 지정되었으며, 2015년에는 예마을 권역정비사업 완료와 함께 농어촌인성학교로 지정받았다.
농어촌인성학교는 한국마을권역협회가 교육부 및 농림축산식품부와 MOU를 체결하고 농어촌 지역 청소년의 바른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농어촌의 다원적 가치와 농촌의 자원을 학습 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해 지정·운영하고 있는 학교이다. 예마을은 다도 예절교육, 인사 예절교육 등 맞춤형 인성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서류 및 현장심사를 통과하여 전국 88개 마을권역 농어촌인성학교의 일원이 되었다. 이후 정부 차원의 권역 관리와 각종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 지원을 비롯하여, 교육청과 연계한 각종 행사 및 체험학습도 주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2021년도 경상북도 행복농촌 만들기 콘테스트’에서는 소득·체험 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행복농촌 만들기 콘테스트’는 경상북도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주민역량 강화, 공동체 활동 촉진, 도농 교류 확산 등에 사업 성과를 두어 마을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우수 사례를 발굴함으로써 행복하고 활력 넘치는 농촌 마을을 만들기 위해 개최되는 마을 경연대회이다. 예마을은 2015년부터 청정 야외 물놀이장, 아늑하고 깨끗한 시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2020년까지 누적 방문객 25만 명과 누적 매출액 21억 원을 달성하였으며, 성공적인 농촌마을 육성과 주민의식 함양을 위해 지속적인 주민자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영예의 대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또한 예마을에는 풍물단도 있다. 덕곡예마을풍물단은 지난 2013년 10월 창단된 풍물단으로 덕곡면에 거주하는 주민 가운데 풍물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주민 30명으로 구성되었다. 창단 이듬해 제 22회 경북풍물대축제에 고령군 대표로 출전하여 차하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6년에는 고령군 최초로 취타대를 결성하여 각종 행사에 그 솜씨를 뽐냈으며 2년여 만에 열린 2022 대가야체험축제에서도 예마을 취타대·풍물단의 퍼레이드에 2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찬사를 보내며 예마을의 브랜드 가치 및 인지도는 크게 향상되었다.
추홍식·김민주기자
우리 마을은
김병환 예마을 위원장 “체험·시설 추가 도입…관광객 유치 노력”
영농조합법인 예마을 김병환 위원장(70)은 덕곡면에서 태어나 한 번도 외지로 나가 생활해 본 적이 없는 마을 토박이다. 그러다 보니 이촌향도 현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젊은 나이에 마을 이장을 맡아 29년째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덕곡면 마을이장협의회 회장과 덕곡면 발전협의회 총무를 맡아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2011년 덕곡발전위원회가 설립되면서 면내 어른들이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지역의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는 권유로 인해 기존에 활동 중이던 덕곡발전협의회를 덕곡발전위원회로 통합하면서 예마을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김 위원장은 예마을이 생기기까지의 과정을 묻자 감회에 잠기는 듯했다. “덕곡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전국을 돌며 다른 지자체 사례를 보고 우리 마을에 적합한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체험을 위한 예마을 활성화센터,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마을을 방문할 수 있도록 주차장을 만들고 등산로 정비부터 시작했죠.”
기초생활 기반조성과 지역경관 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12년부터 덕곡 예마을을 특색 있는 농어촌체험 휴양마을로 운영하며 연간 5억 1천4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올렸다. 지역주민소득 향상과 농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2019년 경북 농어업인 대상’ 농어촌공동체 활성화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는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방문단을 맞이하는 상황이 됐다. 이렇게 예마을이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휴양 시설을 추가로 도입해 더 많은 관광객 유치, 그 혜택을 주민들에게 모두 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예마을 물놀이장을 2년간 운영을 못 하게 되면서 큰 타격도 있었지만 올여름부터 다시 개장하여 과거의 활기찬 예마을로 되돌아왔다. “예마을의 재방문율은 80% 이상으로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천혜의 환경을 갖춘 고령지역의 다른 관광 자원과 연계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는 관광지가 되도록 주민들과 함께 더욱 힘을 쏟겠습니다.”
김민주기자 kmj@idaegu.co.kr
가볼만한 곳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대가야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 ‘한눈에’
2009년에 개장한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는 대가야의 도읍지였고 우리나라 최초로 찬란하게 꽃 피웠던 대가야의 토기와 철기, 가야금문화 등 대가야의 역사를 테마로 한 관광지이다. 관광객들이 고대문화를 첨단시설로 보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도록 고대 가옥촌, 가마터 체험관, 토기방과 철기방 등의 전시관과 대가야 탐방숲길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VR 체험장, 레일 썰매장, 여름철에는 어린이들이 이용가능한 물놀이장을 운영하여 피서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대가야박물관
2005년 4월 문을 연 고령군 대가야읍에 있는 대가야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확인된 최대 규모의 대가야시대 순장무덤인 지산리44호 무덤을 복원 재현한 ‘대가야왕릉전시관’, 대가야를 중심으로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전시한 ‘대가야역사관’, 악성 우륵과 가야금을 체계적으로 재조명한 ‘우륵박물관’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가야박물관은 아직 대가야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가야의 우수한 문화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대가야사 전문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