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육동마을
친환경 농법 ‘육동미나리’
맛과 향 뛰어나 전국에 명성
신라 원효가 창건한 ‘반룡사’
전국 4대 관음도량으로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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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단지로 이름난 경산시 용성면 육동마을이 지난 2월 육동마을 행복센터 개소를 계기로 체험휴양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2018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경산 육동마을

팔공산, 초례봉, 청도한재, 경산육동. 이들 지명을 듣고 입에 침이 고였다면,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와 삼겹살을 좀 먹어본 사람일 것이다. 몸에 좋은 미나리를 많이 섭취하려면 음식궁합이 잘 맞는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좋다. 봄이면 대구 근교 미나리 농장의 비닐하우스는 미나리 삼겹살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제는 봄뿐만 아니라 겨울과 가을에도 미나리 삼겹살을 즐길 수 있다.

경산 용성면 육동마을은 10여년 전부터 친환경 미나리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육동(六洞)은 대종리, 용전리, 용천리, 가척리 등 용성면 남동쪽 여섯 마을을 함께 일컫는 이름이다. 용성면에서 청도 운문면으로 가는 도로 왼편 산속 넓은 분지에 형성된 마을이다. 조용하고 깨끗한 마을로 미나리, 포도, 복숭아가 특산물이다. 아마 미나리가 아니었다면 외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마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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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미나리.

육동미나리는 지난 2005년 경산시의 지원과 기술 지도에 힘입어 이 일대 18농가가 5ha에 미나리 재배단지를 확대 조성하면서 새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육동 친환경 미나리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청정지하수로 재배해 맛과 향이 뛰어나다. 봄 미나리는 2월부터, 가을 미나리는 11월에 본격 출하된다.

55억 투입 지역정비사업추진

자연 ㆍ역사 품은 관광도시 도약

육동마을은 이제 단순한 미나리 주산지에서 체험·휴양 시설을 갖춘 6차산업의 전진기지로 변모했다. 지난 2012년부터 대종1, 2리, 용천1, 2리, 용전리, 가척리 등 6개 마을에 55억원이 투입된 ‘육동권역 종합정비사업’으로 지역경관을 개선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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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룡사에서 내려다본 육동마을 용전리.

1934년 개교해 졸업생 2천105명을 배출하고 1995년 폐교한 옛 용강초등학교 터에 8~15명을 수용할 수 있는 펜션 2동과 4~8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갈로 5동, 식당, 체험장, 공동판매장을 갖춘 육동마을행복센터가 들어섰다. 체험프로그램으로는 미나리 효소 담그기, 미나리 화분 심기, 포도주 담그기 등이 마련돼 있다.

지난 2월 육동마을 행복센터 개소식 행사에서는 시설 소개와 더불어 본격 출하되고 있는 육동미나리 시식, 재배체험,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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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마을 행복센터.

한편, 육동마을은 원효, 설총, 태종 무열왕의 전설이 전해오는 유서깊은 마을이다. 용전리에 있는 반룡사는 신라 무열왕7년 원효가 창건한 절로, 삼국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호국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동해 낙산사, 남해 보리암, 서해 보문사와 더불어 4대 관음도량으로 꼽히는 곳이다. 또한 이 절은 설총이 태어나서 어릴 적 자란 곳이라고 전해진다. 인근의 왕재라는 고갯길은 태종 무열왕이 딸 요석공주와 손자를 보러 올 때 넘어왔다고도 하고, 무열왕이 압량에 병사를 모아 백제 정벌에 나설 때 이 고개를 넘어왔다고 한다. 정상에 어느 왕의 태를 묻었다고 해서 왕재로 불린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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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마을 펜션 내부.

육동마을은 미나리, 포도, 복숭아 등 고품질의 농산물과 새로 조성한 행복센터, 그리고 청정한 자연, 역사를 품은 사찰이 어우러진 휴양관광마을 도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나리 철에 삼삼오오 몰려와서 미나리 삼겹살만 먹고 돌아가는 마을이 아니라, 고즈넉한 농촌 마을의 분위기 속에서 체험을 하고 옛 이야기가 서린 산길을 걸으며 마음이 여유를 찾는 마을로 변해가고 있다.

최대억·김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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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뿐 아니라 기업 세미나 장소로 적합”

김현규 행복센터 운영위원장

“육동미나리는 현재 용천리를 중심으로 용전과 부일·대종리 등 18농가에서 4.8㏊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생산량은 연간 80여 톤이 됩니다. 이 가운데 60톤 정도는 택배나 직거래로 판매되고 나머지 20여톤은 간이 하우스식당에서 삼겹살 구이와 함께 팔립니다. 어른 4명이 와서 삼겹살 1㎏을 구워 미나리 1㎏에다 싸 먹는다고 계산하면 봄 한 철 육동지역에서 소비되는 돼지고기 삼겹살이 20톤쯤 된다고 봐야겠지요. 오는 11월 가을미나리가 나오면 육동마을행복센터의 쾌적한 환경에서 미나리 삼겹살을 즐길 수 있습니다.”

김현규 육동마을행복센터 운영위원장의 말에서 육동미나리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친환경 농법과 천혜의 깨끗한 환경이 만나 빚어낸, 부드럽고 속이 꽉 찬 육동미나리로 많은 도시 사람들이 육동마을을 찾게 됐다. 권역단위종합정비사업을 통해 체험휴양시설을 갖춘 육동마을은 이제 본격적인 변신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미나리뿐만 아니라 포도, 복숭아 등 마을의 다른 작물과 반룡사, 왕재, 인근의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자인 계정숲, 난포고택 등 인근 관광자원을 아우르면 육동마을이 체험휴양마을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월 중순~4월 초에는 미나리 효소 담그기 체험, 1월 중순~3월 초에는 미나리 모종을 직접 화분에 심어서 길러 보는 체험, 8월 말~9월 말에는 육동 포도를 사용해 직접 포도주를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물놀이 시설을 만드는 등 놀이 시설도 확충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가족단위 방문객의 관광휴양과 기업, 단체의 각종 세미나 및 교육장소로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볼만한 곳

휴식 ㆍ교육 겸비한 복합문화공간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경산 출신의 세 성현 원효, 설총, 일연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원으로, 휴식과 교육을 겸한 복합문화공간이다. 2015년 개장한 삼성현멱사문화공원은 잘 조성된 조경과 꽃밭, 사계절 레일썰매장을 비롯하여 어린이놀이터, 중앙광장의 바닥 분수대 등이 갖추어져 있다.

공원 내에 있는 삼성현문화관은 원효, 설총, 일연의 생애와 업적을 다양한 콘텐츠로 전시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온가족실, 영유아놀이터, 삼성현 관련 도서 및 자료를 보관하는 아카이브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공원 내 국궁장에서는 궁도교실과 국궁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
◇반곡지

남산면 시골 마을의 작은 저수지, 늘어선 아름드리 왕버들, 푸른 하늘이 어우러지는 반곡지는 꽃 피는 봄부터 눈 내리는 겨울까지 사철 아름답다. 반곡지는 경산지역 사진작가들이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은 전국의 사진애호가들이 몰려드는 명소가 됐다.

2011년 3월에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선정됐으며, 2013년 10월에는 안전행정부의 ‘우리마을 향토자원 Best 3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MBC ‘아랑사또전’, KBS ‘대왕의 꿈’ 등 드라마와 하정우, 하지원 주연의 영화 ‘허삼관매혈기’가 반곡지에서 촬영했다.

조선시대 주거문화 복원
◇영남대학교 민속촌

영남대 민속촌은 경산캠퍼스 거울못 동쪽과 벚꽃산책길 야산 2만여평 부지에 조성된 야외박물관이다. 1970년대 안동댐 수몰지구와 경주, 칠곡에서 옮겨온 옛집들과 경주 인왕동 고분군 복원지가 있다. 고려말 유학자 역동 우탁 선생을 모시고 있는 구계서원을 비롯해 진보현감을 지낸 이중철이 건립한 의인정사, 화산서당, 쌍송정, 일휴당, 까치구명집, 경주맞배집 등이 이건, 복원돼 있다. 조선시대 여러 계층의 주거문화를 한 곳에서 둘러볼 수 있다.

국내서 보기 드문 자연숲
◇자인 계정숲

경산 자인의 계정숲은 구릉지에 남아 있는 천연숲으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자연숲이다. 1982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됐고 1997년 경상북도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됐다. 현재 숲은 이팝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말채나무,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 향토 수목이 함께 자라고 있다. 이팝나무가 만개하면 흰 구름 같은 꽃들이 장관을 이룬다. 계정숲 안에는 한장군의 묘와 사당, 한장군놀이 전수회관이 있고, 조선시대의 전통 관아인 자인현청의 본관이 보존돼 있다. 계정숲은 과거 경산시 일대에 어떤 나무들이 있었는지를 말해 주는 자연유적지이며, 매년 단오 때는 한장군놀이가 펼쳐지는 곳이다.